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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에서 벡터와 내적 📂양자역학

양자역학에서 벡터와 내적

벡터의 일반화

선형대수학을 배우지 않은 이과생들에게 벡터란 크기와 방향을 가지는 물리량으로 3차원 공간의 점을 의미하며 흔히 $\vec{x} = (x_{1}, x_{2}, x_{3})$와 같이 나타낸다. 이러한 정의로 고전역학과 전자기학을 공부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푸리에 해석, 함수의 내적 등과 같은 개념이 나오기 때문에 벡터의 일반화된 정의를 알지 못하면 공부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선형대수학에서 벡터란 우리가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그 벡터를 추상화시킨 것이다. 3차원 공간의 벡터와 같은 성질을 가지는 것들을 모두 벡터라 부르고, 벡터들을 모아놓은 집합을 벡터공간이라 부른다. 그 성질은 우리가 3차원 공간의 점을 생각했을 때 당연히 만족해야하는 성질들을 말한다. 가령

  • 벡터와 벡터를 더한 것도 벡터이다.
  • 벡터에 상수를 곱한 것도 벡터이다.

와 같은 것들이 있다. 그러면 당연하게도 3차원 공간의 점은 벡터가 되고, 3차원 공간은 벡터공간이 된다. 아래에는 양자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두 예시를 소개한다. 행렬과 함수도 벡터이다.

예시

행렬

크기가 $m \times n$인 행렬들을 모아놓은 집합을 생각해보자. 이들을 더해도 여전히 $m \times n$ 행렬이고, 어떤 상수를 곱해도 여전히 $m \times n$ 행렬이므로 이 집합은 벡터공간이 되고, 각 행렬은 벡터가 된다.

사실 $\mathbf{x} = (x_{1}, x_{2}, x_{3})$와 같이 순서쌍으로 표기하는 것이나 $\mathbf{x} = \begin{bmatrix} x_{1} & x_{2} & x_{3} \end{bmatrix}$와 같이 $1 \times 3$ 행렬로 표기하는 것이나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행렬이 벡터라는 것이 더 와닿을 것이다.

함수

연속 함수들의 집합을 생각해보자. $f$와 $g$가 연속함수이면 이 둘을 더한 $f+g$도 여전히 연속함수이다. 또한 임의의 상수를 곱한 $cf$도 여전히 연속함수이다. 따라서 연속함수들의 집합은 벡터공간이되고, 각각의 연속함수들은 벡터가 된다.

실제로 함숫값이 3차원 벡터인 벡터 함수의 경우 다음과 같이 표기함을 떠올려보자.

$$ f(x,y,z) = (xy, yz, z^{2}) $$

내적의 일반화

내적은 벡터를 다룰 때 매우 유용하게 쓰이는 연산이다. 벡터라는 개념을 일반화시킨 것처럼 내적도 그 개념을 일반화해보자. 우선 일반화된 내적의 표기로는 점 $\cdot$ 대신 홑화살괄호 $\braket{\ ,}$를 쓴다. $\mathbf{x} = \left( x_{1}, x_{2}, x_{3} \right)$, $\mathbf{y}=\left( y_{1}, y_{2}, y_{3} \right)$라고 하면 다음과 같이 표기하는 식이다.

$$ \mathbf{x} \cdot \mathbf{y} = x_{1}y_{1} + x_{2}y_{2} + x_{3}y_{3} = \braket{\mathbf{x}, \mathbf{y}} $$

양자역학에서는 가운데에 쉼표 대신 막대 $|$를 쓴다.

$$ \mathbf{x} \cdot \mathbf{y} = \braket{\mathbf{x} \vert \mathbf{y} } $$

이를 디랙 노테이션이라 한다. 두 벡터의 내적이 $0$이면, 두 벡터가 서로 직교한다고 말하고 다음과 같이 표기한다.

$$ \mathbf{x} \perp \mathbf{y} \quad \iff \quad \braket{\mathbf{x} \vert \mathbf{y}} = 0 $$

벡터를 일반화할 때의 핵심은 ‘우리가 벡터라고 생각하는 것이 만족해야할 성질’을 만족하면 그게 무엇이든 간에 벡터라고 부른다는 점이다. 내적의 일반화에서도 마찬가지로 ‘각 성분끼리 곱한 것을 다 더한다’라는 컨셉을 그대로 유지한다. 어떤 벡터공간을 다루냐에 따라서 내적의 정의가 다음과 같이 달라진다.

예시

행렬

두 행렬 $A = \begin{pmatrix} a_{11} & a_{12} \\ a_{21} & a_{22} \end{pmatrix}, B = \begin{pmatrix} b_{11} & b_{12} \\ b_{21} & b_{22} \end{pmatrix}$가 있다고 하자. 이 둘의 내적은 3차원 벡터의 내적과 마찬가지로 ‘각 성분끼리의 곱의 합’ 으로 정의된다.

$$ \braket{ A \vert B } = a_{11}b_{11} + a_{12}b_{12} + a_{21}b_{21} + a_{22}b_{22} $$

함수

위에서 함수도 벡터라 했으므로, 두 함수의 내적도 정의할 수 있다. 함수의 내적은 다음과 같이 정적분으로 정의된다.

$$ \braket{\psi \vert \phi} = \int \psi^{\ast}(x) \phi (x) dx $$

여기서 $\psi^{\ast}$은 $\psi$의 복소켤레를 의미한다. 다만 표기법에 애매함이 있으니주의하자. 함수의 내적을 왜 이렇게 정의하는지는 ‘함수의 내적을 정적분으로 정의하는 이유’에 잘 설명되어있으니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