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위상공간에서 수열의 극한은 유일하지 않다
정리
일반적으로, 위상공간에서 수열의 극한은 유일하지 않다.
설명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린가 싶겠지만 놀랍게도 사실이다. 우리는 이제껏 해석학 등에서 수열을 포함하는 구간이 점점 좁아지면서 한 점으로 수렴하는 이미지를 떠올려왔다. 하지만 위상수학에서 정의하는 수렴의 개념에 따르면 위상공간에 따라선 한 점으로 수렴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극한의 유일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하우스도르프 공간이 주로 가정된다.
반증
극한이 복수로 존재하는 반례를 제시하면 충분하다.
여유한공간 $\left( \mathbb{R} , \mathscr{T}_{f} \right)$ 에서 서로 다른 점들로 이루어진 수열 $\left\{ x_{n} \right\}$ 을 생각해보자. 우선 $\left\{ x_{n} \right\}$ 이 수렴하는 점은 임의로 $x \in \mathbb{R}$ 라 두자. 여기서 $x$ 를 포함하는 열린 집합 $U \in \mathscr{T}_{f}$ 가 존재하고, $\mathbb{R} \setminus U$ 는 유한집합이다. $\left\{ x_{n} \right\}$ 은 서로 다른 점들로 이루어져있으므로 모든 $n > n_{0}$ 에 대해 $x_{n} \notin \mathbb{R} \setminus U$ 를 만족하는 $n_{0} \in \mathbb{N}$ 이 존재할 수 없다. 그런데 $\left\{ x_{n} \right\}$ 이 수렴하긴 수렴하므로, 모든 $n > n_{0}$ 에 대해 $x_{n} \in U$ 를 만족하는 $n_{0} \in \mathbb{N}$ 이 존재해야한다. 수렴의 정의에 따라 $\left\{ x_{n} \right\}$ 는 $x$ 로 수렴하긴 하지만 여기서 $x$ 는 무엇이 되든 딱히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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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가 잘 안 간다면 수렴의 정의가 어떻게 변했는지와 여유한공간의 열린 집합이 뭔지 생각해보는 게 좋다.
기존의 거리공간에서 열린 집합이라고 하면 한 점을 중심으로 주어진 거리 이내의 점들의 집합을 말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모든 열린 집합’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그 점의 근방에서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관건이었다. 아무리 작게 잡아도 계속해서 조건을 만족시킨다면 ‘모든 열린 집합’에 대한 체크가 끝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하지만 여유한공간에서 $U$ 와 또다른 열린 공간을 생각해본다면, $U \setminus \left\{ a \right\}$ 와 같은 것도 열린 집합이 된다. 전체공간이 실수든 뭐든 모든 점을 하나씩 빼기만해도 열린 집합은 열린 집합으로, 여기서 ‘거리’를 생각하는 건 무의미하다. 따라서 모든 열린 집합에 대해 체크한다고 하더라도 거리공간처럼 점점 작아질 이유가 없으며, 극한이 특정되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