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서의 동치관계

수학에서의 동치관계

Equivalent relation

정의 1

반사적이면서 대칭적이면서 추이적인 이항관계동치관계라고 한다.

설명

동치관계를 수학적이지 않게 말한다면 ‘그게 그거’라는 말이다.

수학을 연구할 때 그 이유가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지만, 만약 수학을 연구하는 실용적인 이유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 그것은 ‘원래 어렵고 복잡한 개념을 쉽고 간단한 영역으로 끌어내려서 편하게 문제를 풀기 위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사실상 같다’라는 표현을 할 수 있어야하고, 이것이 바로 동치관계다.

동치관계의 예로는 $=$, $\equiv$, $\iff$ 등이 있는데, 사실 이러한 예시들만으로는 수학에서 동치관계가 왜 중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제와서 어떤 새로운 관점을 갖기에는 너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 Q : = \left\{ ( n, m ): n\in \mathbb{Z} , m \in \mathbb{Z} \setminus \left\{ 0 \right\} \right\} $$ 가령 위와 같은 집합 $Q$ 가 있다고 하자. 여기서 순서쌍 $(n,m)$ 을 $\displaystyle (n,m) = {{n} \over {m}}$ 과 같이 쓴다면 $Q$ 는 사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리수 집합 $\mathbb{Q}$ 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만 엄밀하게 관찰해보면 $Q$ 와 $\mathbb{Q}$ 가 같은 집합이라고 할 순 없는데, $Q$ 에서는 $(2,3)$ 과 $(4,6)$ 이 다른 원소지만 $\mathbb{Q}$ 에서는 $\displaystyle {{2} \over {3}}$ 와 $\displaystyle {{4} \over {6}}$ 가 같은 원소기 때문이다. $Q$ 와 $\mathbb{Q}$ 의 차이는 약분이 있느냐 없느냐다.

$\mathbb{Q}$ 에서 우리는 익숙한 동치관계를 발견할 수 있다. 이 동치관계를 $\sim$ 이라 한다면 $\sim$ 은 $$ {{ a } \over { b }} \sim {{ c } \over { d }} \iff ad = bc $$ 와 같이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displaystyle {{2} \over {3}}$ 와 $\displaystyle {{4} \over {6}}$ 를 생각해보면 $2 \cdot 6 = 12 = 3 \cdot 4$ 이므로 $\displaystyle {{2} \over {3}} \sim {{4} \over {6}}$ 이고, $\mathbb{Q}$ 에선 두 원소가 동치라는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이러한 동치관계가 주어지지 않은 $Q$ 에서는 $(2,3)$ 과 $(4,6)$ 이 사실상 같은 걸 알아도 같다고 말할 수가 없다.

이렇듯 원래 같아야할 것을 같다고 말하는 작업은 언뜻 쓸모없으며 지나치게 이론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다. 우리의 직관은 이미 같은 걸 알고 있는데 굳이 어려운 말과 기호를 써서 했던 말을 또 하는 느낌일 것이다. 하지만 엄밀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수학에선 피할 수 없는 과정인 동시에, 거꾸로 이를 이용해서 수학의 한계를 깨뜨릴 수도 있다. 99BF9E415B7CFF251D.png 예를 들어 그림과 같이 선분을 휘어서 양 끝점을 붙였다고 생각해보자. 선분이었을 때 두 점은 분명히 다른 점이었다. 하지만 동치관계를 줌으로써 두 점을 사실상 같은 점으로 취급한다면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고리가 만들어진다. 위상수학이라는 분야는 이러한 현상을 연구하며, 동치관계를 통해 ‘붙인다’는 행동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1. 이흥천 역, You-Feng Lin. (2011). 집합론(Set Theory: An Intuitive Approach): p1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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