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집합과 비가산집합

가산집합과 비가산집합

Countable set and uncountable Set

정의 1

  1. 집합 $X$ 가 유한 집합이거나 $X \sim \mathbb{N}$ 면 가산 집합이라 한다.
  2. 가산 집합이 아닌 집합을 비가산 집합이라 한다.

  • $\mathbb{N}$ 은 자연수의 집합이다.

설명

가산 집합이라는 개념은 동양인, 물론 한국인에게 받아들이기 쉽지만은 않다. 이는 영어를 비롯한 인도유럽어족의 사고방식과 우리의 마인드가 판이하게 다른 점에서 온다. 알다시피 유럽어는 명사에도 성이 있고 수, 격에 따라 동사와 형용사가 굴절되는 등 ‘공감하기 어려운’ 문법적 성질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 수에 대해서는 문법 이전에 도대체 왜 구분되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게 많은데, 사실 이 언어적 사고방식의 차이야말로 동서양 수학의 차이로 발현된다.

가산, 즉 셀 수 있는 것이란 ‘한 개, 두 개, …‘하면서 ‘몇 개’라고 셀 수 있는 객체를 말한다. 예를 들어 인간이나 손목 시계, 오렌지 등이 그러하다. 셀 수 없는 것으로는 물이나 빵처럼 갯수가 아니라 양이 있어서 임의로 쪼갤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A dog은 개 한 마리고 Dogs는 개 여러마리가 되지만 Dog은 개고기를 의미하게 된다. 물론 말에는 맥락이 있고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해석하지는 않지만,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경험상 이걸 왜 구분하는지 이해시키는 것보다는 우리도 이상한 걸 쓴다는 걸 설명해주는 게 나았는데,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단위’라는 하등 쓸모 없어보이는 말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사람은 명, 짐승은 마리, 길고 가는 물체는 자루, 얇고 넓은 것은 장, 건물은 동 등이다. 영어에서 이러한 표현이 전혀 쓰이지 않고 한국어는 반드시 이렇게 쓴다는 뜻이 아니라, 사고방식 그 기저에서 이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말하자면 연필을 셀 때 그냥 “연필 한 개"라고 말할 순 있지만, 누군가 “연필 한 자루 빌려줘"라고 했을 때 왜 연필을 자루로 세는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감각’이 진짜 언어 습관을 결정 짓는다. 반면 영어를 뼛속까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의사소통엔 문제가 없을 정도로 영어를 잘하더라도 a, the와 같은 관사의 용법이 엉망진창이라서 어딘가 어색할수밖에 없다. 언어란 원래 이런 것이다. 받아들이면 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언어끼리의 차이는 그냥 원래 쓰던 것이니 그러려니하고 넘어가도 사실 전혀 상관 없다.

  • [1]: $X \sim \mathbb{Z}$ 면 $X$ 는 가산 집합이다.
  • [2]: $X \sim \mathbb{Q}$ 면 $X$ 는 가산 집합이다.
  • [3]: $X \sim \mathbb{R}$ 면 $X$ 는 비가산 집합이다.

그런데 아주 놀랍게도, 이러한 차이가 실제로 수학에서도 나타나며 [3]과 같이 구체적으로 비가산 집합을 제안할 수 있다. 이 사실은 집합론의 아버지 게오르그 칸토어에 의해 증명되었으며, 이러한 비가산 집합의 존재성에 그 스스로도 놀랐다고 한다. 그런데 가산과 비가산은커녕 단수와 복수의 구분조차도 엄격하게 하지 않는 동아시아의 수학에서 이런 개념이 떠오를 수 있었을까? 불가능하다고 장담은 못하지만, 피타고라스 이후 한 명의 미치광이 천재가 비가산 집합과 마주하는데만 걸린 시간이 자그마치 2500년이라는 점을 생각해보자.

어쩌면 칸토어는 모든 무한 집합이 가산 집합임을 증명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일단 그 편이 직관적으로도 간략하고, 사실이라면 모든 집합을 자연수로 끌어내려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칸토어의 여정을 따라가보기 위해 우선 [1]과 [2]의 증명을 살펴보자.

증명

[1]

$\mathbb{N}$ 과 $\mathbb{Z}$ 사이의 전단사가 존재함을 보이면 된다. 다음과 같은 대응관계를 정의하면 전단사가 된다. $$ (1,2,3,4,5, \cdots ) \mapsto (0,-1,1,-2,2, \cdots ) $$

[2]

$\mathbb{N}$ 과 $\mathbb{Q}$ 사이의 전단사가 존재함을 보이면 된다. 다음과 같은 대응관계를 정의해보자. $$ \begin{bmatrix} 1 & 2 & 6 & 7 & \cdots \\ 3 & 5 & 8 & \ddots & \\ 4 & 9 & \ddots & & \\ 10 & \ddots & & \\ \vdots & & \end{bmatrix} \mapsto \begin{bmatrix} 1/1 & 1/2 & 1/3 & 1/4 & \cdots \\ 2/1 & 2/2 & 2/3 & \ddots & \\ 4/1 & 4/2 & \ddots & & \\ 5/1 & \ddots & & \\ \vdots & & \end{bmatrix} $$ 여기서 약분을 하고나면 중복되는 원소와 그렇지 않은 원소가 생긴다. 예를들어 $2/2 = 1/1$ 이므로 중복이다. 이제 이러한 원소를 중복되지 않는 원소에 순서대로 $-1$ 을 곱한 원소로 대응시켜보자. $$ \begin{bmatrix} 1 & 2 & 6 & 7 & \cdots \\ 3 & 5 & 8 & \ddots & \\ 4 & 9 & \ddots & \\ 10 & \ddots & \\ \vdots & & \end{bmatrix} \mapsto \begin{bmatrix} 1/1 & 1/2 & 1/3 & 1/4 & \cdots \\ 2/1 & -(1/1) & 2/3 & \ddots & \\ 4/1 & -(1/2) & \ddots & & \\ 5/1 & \ddots & & \\ \vdots & & \end{bmatrix} $$ 그러면 이 대응은 전단사가 된다.

[3]

중학교부터도 수를 배울 땐 자연수, 정수, 유리수, 실수, 복소수 순으로 배우는데 여기까지 증명한 칸토어가 할 생각도 뻔하다. 바로 $\mathbb{N} \sim \mathbb{R}$ 임을 보여주는 전단사를 찾자는 것이다. 하지만 짐작건대 그 시도는 줄줄이 실패했고, 결국 방향을 틀어 이러한 전단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을 것이다. 이때 사용한 방법이 그 유명한 칸토어의 대각선 논법이다.


  1. 이흥천 역, You-Feng Lin. (2011). 집합론(Set Theory: An Intuitive Approach): p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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