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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장의 기호로 B를 사용하는 이유 📂전자기학

자기장의 기호로 B를 사용하는 이유

질문

전자기학은 말 그대로 전기장 $\mathbf{E}$와 자기장 $\mathbf{B}$에 대해서 배우는 학문이다. 전자기학을 공부하면서 한 번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떠올려 봤을 것이다.

왜 자기장의 기호로 $\mathbf{B}$를 사용할까?

전기장이 $\mathbf{E}$인 것이야 Electric field에서 따왔을테니 그렇다쳐도, 자기장은 Magenetic field인데 왜 $\mathbf{B}$일까? 생뚱맞게 느껴지기도 하는 표기법인데, 이는 실제로 큰 이유 없이 정해진 것이기 때문이다.

답변

맥스웰의 표기법1 2

맥스웰은 맥스웰 방정식을 통해 고전 전자기학3을 완성하여 전자기학의 아버지라 불린다. 뉴턴, 라이프니츠, 오일러 등과 같이 수학/과학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세운 사람들은 이름과 업적 뿐 아니라 그들의 표기법까지 후대에 남기게 된다. 이는 맥스웰도 마찬가지이며, 자기장을 $\mathbf{B}$, 보조장을 $\mathbf{H}$라고 표기하는 것 역시 맥스웰이 그렇게 표기하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어져온 것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맥스웰이 전자기학에서 등장하는 여러 벡터들의 기호로 사용한 문자들4은 다음과 같다.5 맥스웰은 이 벡터들을 A부터 J까지의 알파벳으로 표기했으며, C, D, F 와 같이 기호의 적임자가 있는 경우에는 이들을 주고, 나머지는 맥스웰의 마음대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

3523.png

표기의미
맥스웰오늘날
$\frak{A}$$(A)$$\mathbf{A}$The electromagnetic momentum at a point
이를 현재는 벡터 퍼텐셜이라 부른다.
$\frak{B}$$(B)$$\mathbf{B}$The magnetic induction
이를 오늘날에는 자기장이라 부른다.
$\frak{C}$$(C)$$I$The (total) electric 'C'urrent, 전류
$\frak{D}$$(D)$$\mathbf{D}$The electric 'D'isplacement, 변위장
$\frak{E}$$(E)$$\mathcal{E}$The 'E'lectromotive intensity
이를 오늘날에는 기전력electromotive force, emf이라 한다.
$\frak{F}$$(F)$$\mathbf{F}$The mechanical 'F'orce
이를 오늘날에는 로런츠 힘이라 한다.
$\frak{G}$$(G)$The velocity of a point
$\frak{H}$$(H)$$\mathbf{H}$The magnetic force
오늘날 이는 H-필드H-field, 보조장auxiliary field, 자기장 세기magnetic field intensity 등으로 불린다.
$\frak{I}$$(I)$$\mathbf{M}$The 'I'ntensity of magnetization
오늘날 자화밀도라 부르는 물리량인 것 같다.
$\frak{J}$$(J)$$\mathbf{J}$The current of conduction, 전도 전류

거의 대부분의 표기를 아직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전류는 오늘날 intensity of current의 앞글자를 따서 $I$라 표기하고 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검색을 해보면 '비오-사바르 법칙에서 Biot의 이름은 딴 것이다'는 주장도 발견할 수 있지만, 내 생각에는 글쎄이다. 우선 '자기장의 기호는 왜 $\mathbf{B}$인가?'라는 질문은 '오늘날 자기장의 기호로 왜 $\mathbf{B}$를 사용하는가?'라는 질문과 같으므로 이에 대한 대답은 '맥스웰이 그렇게 사용하였기 때문'이 타당해 보인다. 그렇다면 그건 그거고, '맥스웰이 자기장의 기호로 $\mathbf{B}$를 쓴 것은 Biot의 이름을 땄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다. 이 대답에도 딱히 근거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Biot의 이름을 따서 $\mathbf{B}$인 것이 아니라, '위의 벡터들 중에서 기호 $\mathbf{B}$와 그나마 제일 잘 어울리는 것은 비오-사바르 법칙과 관련이 있는 magnetic induction이다'라는 설명이 더 알맞지 않을까? (솔직히 Biot, bi-polar field, boreal 등에서 따왔다는 말은 끼워맞추기라고 생각한다)

B와 H 중에서 자기장은 무엇?

한편 $\mathbf{B}$와 $\mathbf{H}$ 중에서 무엇을 자기장magnetic field이라 불러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깃거리도 있다. $\mathbf{H}$는 매질과 무관하게 실험에서 조절할 수 있는 값이다. 그래서 흔히 공학과 관련된 곳(예를 들어 전기기사 교재)에서는 $\mathbf{H}$를 자기장이라 부르고, 물리학과 관련된 곳에서는 $\mathbf{B}$를 자기장이라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 그러나 위키의 자기장 문서에서도 설명하듯, 로런츠 힘을 매개하는 것이 $\mathbf{B}$이므로 $\mathbf{E}$를 전기장이라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mathbf{B}$를 자기장이라 부르는 것이 일관성있고 타당해 보인다.

$$ \text{Lorentz force}: \mathbf{F}=Q\left[ \mathbf{E} + (\mathbf{v}\times\mathbf{B}) \right] $$


  1. https://www.johndcook.com/blog/2012/02/12/why-magnetic-field-b/ ↩︎

  2. https://www.cantorsparadise.com/why-the-symbol-for-magnetic-field-is-b-e40658e17ece ↩︎

  3. 양자역학적 현상을 고려하지 않음 ↩︎

  4. 프락투어Fraktur 글씨체이다. ↩︎

  5. Maxwell, James Clerk. A treatise on electricity and magnetism. Vol. 2. Oxford: Clarendon Press, 1873. page 2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