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극밀도와 유전체
개요1 2
도체 속에는 자유전하가 굉장히 많다. 많은 전자들이 특정한 원자핵에 구속되지 않고 도체의 내부를 자유롭게 돌아다닌다는 의미이다. 반면 유전체dielectrics 혹은 절연체insulator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모든 전자가 특정 원자(분자)에 구속돼있다. 분자 속에서 조금 움직이는 것은 가능하나 자유전하처럼 움직일 수는 없다. 이러한 작은 움직임의 예로 편극이 있다.
편극
중성원자(혹은 비극성분자)로 이루어진 어떤 유전체가 전기장 속에 놓여져있다고 하자. 그리고 유전체 외부에 전기장이 있다고 하자. 그러면 유전체가 중성이기 때문에 전기장으로 아무런 힘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원자를 바깥에서 보면 전기적으로 중성으로 보이지만 그 안을 보면 원자핵은 $+q$의 전하를 띄고, 그 주위를 $-q$의 전하를 띄는 전하구름이 감싸고 있다. 따라서 원자핵과 원자구름은 외부 전기장 $\mathbf{E}$에 대해서 서로 반대의 방향으로 힘을 받게 된다.
이때 외부 전기장이 아주 세다면, 이론적으로는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되어 이온ion상태가 된다. 하지만 전기장이 세지 않으면 전자구름과 원자핵도 서로 끌어당기기 때문에 조금 떨어진 채로 평형상태를 이룬다. 그러면 서로 크기는 같고 부호는 다른 두 점전하가 있는 것과 같으므로, 전기장에 의해 각 중성원자는 전기장과 나란한 쌍극자 모멘트를 가지게 된다. 위 그림과 같이 외부 전기장에 의해 원자(분자)의 전자구름이 한 쪽으로 치우치는 현상을 편극polarization이라 한다.
위 그림처럼 크기가 같고 부호가 반대인 두 전하를 물리적 쌍극자physical dipole라고 한다. 물리적 쌍극자의 쌍극자 모멘트 크기는 쌍극자 사이의 거리와 전하량의 크기를 곱한 것과 같다. 물리적 쌍극자의 쌍극자 모멘트 방향은 $-$에서 $+$로 향하는 방향을 가지는 벡터이다.
외부 전기장에 의해 편극된 원자는 아주 작은 쌍극자 모멘트 $\mathbf{p}$를 가진다. 그 크기는, 전기장이 너무 세지 않으면, 외부 전기장에 비례하고 방향은 외부 전기장과 같다.
$$ \mathbf{p}=\alpha \mathbf{E} $$
비례상수 $\alpha$를 원자 편극성atomic polarizability이라 하며 원자의 내부 구조에 따라 그 값이 다르다. 위 식을 3차원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은 선형 관계식이 된다.
$$ \begin{pmatrix} p_{x} \\ p_{y} \\ p_{z} \end{pmatrix} = \begin{pmatrix} \alpha_{xx} & \alpha_{xy} & \alpha_{xz} \\ \alpha_{yx} & \alpha_{yy} & \alpha_{yz} \\ \alpha_{zx} & \alpha_{zy} & \alpha_{zz} \end{pmatrix} \begin{pmatrix} E_{x} \\ E_{y} \\ E_{z} \end{pmatrix} $$
$\alpha_{ij}$를 원소로 가지는 행렬을 편극성 텐서polarizability tensor라 한다. 분자의 경우 여러 원자들이 모여있기 때문에 위의 설명처럼 간단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분자 구조에 따라 더 쉽게 편극되는 방향이 생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자의 유도된 쌍극자 모멘트의 방향은 일반적으로 외부 전기장 $\mathbf{E}$와 같지 않다.
편극밀도
편극된 정로를 측정할 때 원자 하나하나를 다 셀 수는 없다. 따라서 그 정도를 가늠하는 물리량인 편극밀도polarization density $P$를 다음과 같이 단위 부피당 쌍극자 모멘트로 정의한다.
$$ \mathbf{P} := \dfrac{ \text{dipole moment}}{\text{unit volume}} $$
참고로 그리피스 전자기학에서는 polarization을 편극밀도라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