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3월에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이맘 때는 새로운 사람들의 이름을 외울 일이 많죠. 그래서 이번에는 이름과 관련된 메뉴를 준비했습니다.
메뉴
삼각함수
삼각함수는 이공계 공부를 할 때 가장 많이 접하는 함수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이름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 기억으론 중학교 때 처음 배운 것 같은데, 너무 어린 나이에 배워서 “그런가보다"하고 받아들이며 이름을 궁금해할 타이밍을 놓쳐버린 탓이 아닐까 합니다.
수학에는 "기하"라는 말이 붙은 이름이 많습니다. 기하학부터 시작해서, 유클리드 기하학, 미분 기하학, 기하 평균, 기하 급수, 기하 분포 등이 있죠. 그런데 잘 보면 이들 중 "기하학"들이 아닌 친구들은 어째 기하학과 크게 관련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직관적으로 기하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는 초항이 p, 등비가 1−p인 등비수열의 x번째 항이고, 등비수열은 위에서 보앗듯이 기하평균과 관련이 있으므로, 이 분포를 기하분포라고 부릅니다. 이렇듯 곱셈과 관련된 개념에서는 기하geometric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붙어있습니다. 특히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말은 일상에서도 자주 쓰이는 말로, 엄청나게 빠르게 증가한다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아래의 그림은 합에 의한 증가(2+2+2+2+⋯)와 곱에 의한 증가(2×2×2×2⋯)의 차이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줍니다.
수학에서 A∣B와 같은 표기법은 주로, A라는 대상을 고려하는데 B라는 조건을 만족하는 것들로 제한할 때 사용합니다. 특히나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쓰이던 표기법이라 익숙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건 A가 일어날 확률은 P(A)로 표현하는데, 이미 B라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A가 일어날 조건부 확률은 P(A∣B)로 표현합니다. 비슷한 맥락은 집합의 조건제시법에서도 쓰입니다. n차원의 벡터 중에서 그 크기가 1인 것들을 모은 집합은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x∈Rn∣∥x∥=1}
여기서도 ∣ 왼쪽은 대상, 오른쪽은 조건을 의미합니다. 물론 집합의 경우에는 바(∣) 대신 콜론(:)을 쓰는 표기법 {x∈Rn:∥x∥=1}도 주요하게 쓰입니다. 하나의 예를 더 보자면 축소사상restriction이 있습니다. f:X→Y라는 함수가 있을 때, f의 정의역을 A로 제한한 함수를 f∣A라고 표기합니다. 즉 f∣A는 함숫값이 f와 같은데, 정의역의 조건을 A로 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