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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토피의 정의 📂위상데이터분석

호모토피의 정의

정의 1

단위 폐구간 $I := [0,1]$ 와 위상공간 $X$ 가 주어져 있다고 하자.

  1. 고정된 두 점 $x_{0} , x_{1} \in X$ 에 대해 다음을 만족하는 연속 함수 $p : I \to X$ 를 $x_{0}$ 에서 $x_{1}$ 으로의 경로 혹은 패스path라 한다. $$ \begin{align*} p(0) =& x_{0} \\ p(1) =& x_{1} \end{align*} $$
  2. 두 패스 $f \equiv h_{0}$ 와 $g \equiv h_{1}$ 에 대해 다음 두 조건을 만족하는 패스 $h_{t} : I \to X$ 들의 집합 $\left\{ h_{t} \right\}_{t \in [0,1]}$ 을 호모토피homotopy라 한다.
    • (i): $t$ 에 독립적으로 $h_{t} (0) = x_{0}$ 고, $h_{t} (1) = x_{1}$ 이다.
    • (ii): 모든 $s,t \in I$ 에 대해 $H(s,t) := h_{t} (s)$ 와 같이 정의된 $H : I \times I \to X$ 가 연속이다. 맥락에 따라, $H$ 혹은 $h_{t}$ 그 자체를 호모토피라 부르기도 한다.
  3. 두 패스 $f$ 와 $g$ 에 호모토피가 존재할 때 $f$ 와 $g$ 가 호모토픽homotopic하다고 말하며, $f \simeq g$ 와 같이 나타낸다.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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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토피는 쉽게 말해 주어진 두 점이 있을때 그들을 연속하게 이어붙여주는 함수들이고, 이를 생각하는 이유는 두 점을 잇는 방법이 본질적으로 같다면 수학적으로 그들을 같은 것으로 다루기 위함이다. 예로써 위 그림에서 왼쪽의 점과 오른쪽의 점을 이어주는 방법은 무수히 많지만, (대중에게 알려진) 위상수학의 측면에서 직선으로 가나 조금 모로 가나 솔직히 무슨 상관이겠는가? [ NOTE: 여기서 ‘조금’이라는 표현이 곧 정의에서 말하는 $H$ 의 ‘연속’을 의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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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도식을 보면 $H$ 는 $s$ 에 따라 바뀌는 함수 $h_{t}$ 가 연속적으로 바뀌는 것을 단위 사각형 $I^{2}$ 에서 보여준다.

호모토픽의 의미

앞서 언급했듯 두 패스가 호모토픽하다는 건 그 패스를 찔끔찔끔 만져주면 그 반대편에 있는 패스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위상수학에서 이러한 ‘사실상 같음’을 탐구하는 것은 ‘진정으로 다름’을 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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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위와 같이 토러스 상에서 두 점을 잇는 두 개의 패스를 보자. 토러스는 가운데가 뻥 뚫려있기 때문에 청색 패스와 적색 패스를 이어주는 호모토피가 존재하지 않으며 이들은 호모토픽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단순히 ‘점과 점’이 아닌 ‘점과 점 사이의 관계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토러스와 토러스가 아닌 컨벡스한 도형을 구분classification하는 단계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거창하게 말해, 호모토피를 연구한다는 것은 단순히 ‘함수의 함수’ 같이 비전공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말장난이 아니라 공간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 새 방법론이다.

동치조건

크게 뭐 증명까지 할만큼 대단한 팩트가 아니라 그냥 소개만 하고 지나가지만, 실제로 쓸 땐 다음과 같은 정의가 더 편할 수 있으니 언급은 해두고 넘어간다.

$f$ 와 $g$ 가 호모토픽하다는 것은 다음 두 조건을 만족하는 연속함수 $H : I \times I \to X$ 가 존재하는 것과 동치다.

  • (i): 모든 $t \in I$ 에 대해 $H(0,t) = x_{0}$ 이고 $H(1,t) = x_{1}$ 이다.
  • (ii): 모든 $s \in I$ 에 대해 $H (s, 0) = f(s)$ 이고 $H(s,1) = g(s)$ 이다.

호모토피는 패스의 패스다

  • 아래 이야기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일 수 있으니, 아니다 싶으면 그냥 넘어가도 좋다.

$$ \begin{align*} h_{t} (s) =& x_{0} \to x_{1} & \text{ as } s = 0 \to 1 \\ h_{t} = & f \to g & \text{ as } t = 0 \to 1 \end{align*} \qquad \cdots 🤔 ! $$

형식적으로formally 보았을 때, $X$ 에서 두 점 $x_{0}, x_{1}$ 의 패스 $f,g : I \to X$ 는 연속 함수의 공간의 원소인 $f,g \in C \left( I, X \right)$ 이며, $h_{t} : I \to C \left( I , X \right)$ 는 그 함수공간에 있는 두 패스 $f, g$ 의 패스 $$ h_{t} \in C \left( I , C \left( I , X \right) \right) $$ 라고 부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우리가 정의에서 굳이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호모토피의 정의 자체에서 $C \left( I , X \right)$ 를 위상공간으로 볼만한 내추럴 토폴로지natural Topology를 언급하는게 너무 과하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정의란 짧을수록 좋은 것이고, 호모토피를 논하기 위해서는 이변수 함수 $H$ 의 연속성만 요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H$ 의 연속성이 아닌 함수 공간에서의 연속을 말하려면 우선은 함수공간의 토폴로지, 이를테면 함수공간의 컴팩트-오픈 토폴로지 같은 거라도 있어야하는데 이는 너무 과하다. 물론 문헌에서 정의가 간단하게 나온다고 우리도 굳이 정의까지만 알 필요는 없다. 이미 호모토피는 위에서 간단하게 정의했으니, 남는 시간에 그 너머를 잠깐 상상해보자. 수학에서는 $Y, X$ 가 어떤 집합이든 함수 $$ F : Y \to X $$ 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함수의 함수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 다시 말해 정의역이 $Z$ 고 공역이 함수공간 $X^{Y}$ 인 새 함수 $$ H : Z \to X^{Y} \iff H : Z \times Y \to X $$ 을 생각하는 것은 함수의 시퀀스라든가 내적 공간이라든가 하는 새연구거리를 끝없이 쏟아낸다. 이러한 호기심이 자연스럽다고 공감한다면 이제 $Z$ 와 $Y$ 의 자리에 단위폐구간 $I = [0,1]$ 을 집어넣어보자. $$ H : I \times I \to X $$

이는 다름 아닌 우리가 정의에서 보았던 $H$ 다. 말하자면 호모토피는 난해해보이는 그 이름과 달리

  • 고작 $I \times I$ 에서 정의되었으며
  • 우리가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하는
  • 연속함수의 연속함수인데
  • 시작점과 끝점이 주어졌을 뿐인
  • 함수들의 집합

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호모토피가 낯설고 괜히 싫다면 말도 안 되게 드넓은 $Y,Z$ 이 아닌 작디작은 $I \times I$ 에 머무른다는 점을 감사하게 생각하도록 하자.


  1. Hatcher. (2002). Algebraic Topology: p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