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공리
공리
$$ \forall A \forall B \exists U ( A \in U \land B \in U ) $$ 임의의 두 집합 $A$, $B$ 에 대해 $A$ 와 $B$ 를 원소로 가지는 집합 $U$ 가 존재한다.
설명
처음으로 짝 공리를 접하면 (사실 대부분의 공리를 접할 때는 거의 다 비슷하지만) 도대체 이런 공리가 왜 필요한지 의문이 들 수가 있다. 그런데 사실 짝 공리란 진정으로 집합이라는 개념을 수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집합의 정의에서 서로 뚜렷이 구분되는 객체의 모임을 집합이라고 했는데, 막상 그 집합 자체는 서로 뚜렷이 구분되는 객체인지 명확히 한 바가 없다. 여기서 짝 공리를 가정한다면 임의의 집합 $X$ 와 $X$ 는 홑원소 집합 $\left\{ X , X \right\} = \left\{ X \right\}$ 의 원소가 되므로, 모든 집합이 그 스스로가 ‘뚜렷이 구분되는 객체’임을 선언할 수 있다.
이제 $U = \left\{ A, B \right\}$ 라는 말은 곧 $A$, $B$ 를 애매모호함 없이 수학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말로 간주할 수 있다. $A$ 와 $B$ 를 수학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A$ 만으로는 부족했던 것을 $B$ 까지 끌어들여서 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합집합, 멱집합, 순서쌍처럼 ‘이미 있던 $A$ 보다 더 크면서 당연히 있어야할 것들’의 존재성을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U$ 가 존재하지 않아도 $A$ 보다 큰 집합을 다루는 개념 자체는 떠올릴 수 있지만, 결국 $U$ 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기반은 너무나 불안할 것이다.